누구나 한 번쯤 내 이야기를 영화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나리오 용어가 뭔지, 형식이 뭔지 몰라서 써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영화 시나리오를 작성하기 위한 기초 지식을 이해하고 실제로 시나리오를 쓰기 위한 준비 단계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나리오 기초 이해하기
먼저 영화 시나리오의 기초 개념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시나리오는 왜 시나리오 용어와 형식을 갖추어야 할까요? 시나리오는 영화라는 집을 짓기 전에 필요한 설계도 같은 개념입니다. 건축에도 건축 용어가 있듯이 영화 현장에서도 현장을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하기 위해 자주 쓰는 개념들을 자신들만의 단어로 바꾸어 놓은 것이지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영화판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숙지하고 규칙에 맞추어 글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와 일반 글쓰기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일반적인 글쓰기는 주제를 독립적으로 풀어나가지만, 시나리오는 특정한 메시지와 플롯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시나리오에서는 사건의 순서, 등장인물의 상호작용, 대화의 흐름 등이 체계적으로 배치되어야 하므로 전개 방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계별로 글을 작성해야 합니다.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기본이 되는 형식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서 우리에게는 3가지가 필요합니다. 바로 씬(Scene) 헤딩, 지문, 대사입니다. 씬 헤딩은 각 장면의 시작을 알리며 장면의 위치와 시간 정보를 제공합니다. 헐리우드에서는 특이하게도 씬 헤딩을 보통 "INT." 또는 "EXT."로 시작하는데요, 이는 실내 또는 실외에서 장면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대본을 쓸 때 실내나 실외를 구분하진 않고 장소와 시간(낮/밤 등)을 표시합니다. 하지만 할리우드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부터 할리우드 형식에 규격화된 글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씬 헤딩의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INT. 카페 – 낮”. 이런 식으로 씬 헤딩을 써주면 제작진이 장소와 시간대를 즉시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으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지문(Action Description)입니다. 지문은 장면의 배경과 인물의 행동을 설명합니다. 인물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주변 환경은 어떠한지를 간결하게 서술하며, 각 장면의 분위기와 흐름을 설명합니다. 지문은 관객에게 보이게 될 장면을 그대로 묘사하므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카메라가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까지 세세하게 작성하지는 마세요. 그것은 시나리오 작가의 영역이 아닌 감독의 영역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것은 대사(Dialogue)입니다. 대사는 인물 간의 대화로, 각 인물의 성격과 심리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보통 대사는 인물의 이름을 적고 그 아래에 쓰며, 가운데 정렬을 하는 것이 할리우드의 방식입니다. 대사에는 상황에 맞는 톤이나 감정이 담겨야겠죠. 또한, 대사 위에 가끔 지시문을 넣어 말투나 상황을 설명하기도 합니다. 대사는 캐릭터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도구이므로, 그들의 사고방식과 태도를 반영하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형식은 아래 예시를 통해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나리오 작성 단계 이해하기
작성 형식에 대해 알게되었으니 이제 형식에 대한 두려움은 뒤로하고, 작성 단계를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는 단계별로 글의 필수 요소를 채워가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완성해야 길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먼저 주제와 메시지를 설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첫번째 단계인데요, 이야기를 이끌어갈 주제를 설정하지 않는다면 시나리오 작성을 절대 끝마칠 수 없습니다. 주제는 잘 아시겠지만 이야기의 핵심 메시지나 교훈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성장, 사랑, 정의와 같은 것들이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성장, 사랑, 정의처럼 단어로 된 것을 주제라고 하기는 힘듭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죽음이 사랑을 이긴다.' '이별을 치유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 등과 같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주제를 구체적으로 잡아보세요. 그다음은 캐릭터 구축입니다. 결국 영화 속에서 캐릭터란 주제를 구현해주는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내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왕초보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의 모습을 참고해서 주제 구현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제를 정하고, 주인공 캐릭터를 설정했다면 다음으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해 빌런과 주변 인물들을 구축해야 합니다. 캐릭터 구축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제, 캐릭터를 모두 설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플롯을 작성하는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갈등을 만들어 줄 차례입니다. 어떤 전개 방식을 쓰느냐에 따라 같은 이야기라도 톤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전개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영화는 대부분 3막 구조로 2막에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3막에서 모든 문제들이 해결됩니다. 2막에서 벌어질 강력한 갈등을 먼저 세팅하고 3막에서 어떤 식으로 그 갈등을 해결할지 정한 다음 1막의 오프닝을 설정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부분 초보들은 1막의 이야기를 먼저 구상하고 순차적으로 2막과 3막으로 나아가는데 이렇게되면 이야기가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보일수록 메인 갈등과 결말부터 구상하고 그에 맞춰 1막의 내용을 작성하시는 게 좋습니다.
시놉시스 작성 방법
글의 내용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었다면 시놉시스를 작성할 차례입니다. 시놉시스는 시나리오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요약한 것이며, 독자나 관객에게 이야기의 큰 흐름을 전달하는 데 유용합니다. 또한 제작사나 영화를 만드는 감독님들, 배우들이 보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합니다. 시놉시스는 로그라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며, 사건의 배경, 주요 등장인물, 갈등 요소를 포함한 간략한 줄거리로 구성해야 합니다. 각 요소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며, 이야기의 본질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시놉시스가 강력해야 시나리오까지 보기 때문이죠. 시놉시스는 대략 로그라인, 주제, 기획의도가 간결하게 들어가야 하고,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과 기승전결이 있는 줄거리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로그라인입니다. 로그라인은 영화 전체를 한 두 문장으로 짧게 요약한 것으로 로그라인은 글을 쓸 때도, 피칭을 할 때도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로그라인에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딜레마와 주제 의식이 위트 있게 들어갈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획의도는 현시점에서 이 영화가 왜 필요한지가 들어가면 좋습니다. 또한 영화가 특별한 장소를 배경으로 하거나 다른 특장점이 있다면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이 영화만의 차별점을 두드러지게 잘 써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등장인물에 대해 쓸 때는 각 인물들의 특장점과 약점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작성하면 좋고, 각각의 인물들이 어떤 갈등을 겪게 될지 예측 가능하도록 글을 작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줄거리에는 영화의 핵심 내용이 잘 드러나도록 해야 하고, 무엇보다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주는 감동이 줄거리에서도 드러날 수 있게 작성해 주세요. 이처럼 시나리오 용어를 파악하고, 주제를 설정하고, 캐릭터를 구축한 뒤 플롯을 통해 본문 내용을 작성하면 시나리오 한 편이 완성됩니다. 초보자라도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알려드린 각 단계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완성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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