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탈출 시나리오 분석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2024년 7월 12일에 개봉한 스릴러 영화입니다. 관객 수는 총 68만명으로 평점 6.3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 위에서 생존자 전원이 사일런스 프로젝트로 훈련된 사냥견들의 타겟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족구왕을 각본, 기획, 제작하고 굿바이 싱글에 각색으로 참여했던 김태곤 감독의 작품입니다. 각본 역시 김태곤 감독이 썼다고 합니다. 주연으로는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서사 자체가 굉장히 심플하기에 초보 시나리오 작가들이 공부하기에 좋은 시나리오라고 생각되어 영화 탈출 시나리오 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관객 평점이나 평가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조금 낮은 편으로 나오지만 시나리오 작가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3막 구조가 깔끔하게 떨어지기에 구조 분석을 해 볼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피드 있는 전개와 전형적이지만 가족애를 통한 감동도 주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보아온 플롯 구조라서 아쉬웠다는 평들도 있지만 킬링타임용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작가의 입장에서 영화의 구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막 구조로 분석하되 긴장감, 캐릭터 발달, 속도감이 어떻게 결합하여 매력적인 영화 경험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설정
설정은 어떤 내러티브에서든 주인공의 평범한 일상 세계와 앞으로 펼쳐질 사건에 대한 이해관계를 확립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시간 30여분의 상영 시간을 가진 이 영화에서 1막이자 설정인 지점은 처음부터 시작해서 대략 20분까지입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전제를 설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이선균 배우가 연기한 차정원 캐릭터의 특징을 처음부터 바로 보여주면서 영화가 시작됩니다. 차정원은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어떤 태도를 가졌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차정원은 안보실장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선거를 떠나 구출 작전은 국가 공무원으로서 직무 유기라는 말에 좀 더 합리적인 정무적 판단을 해야한다고 팽팽히 맞섭니다. 3막에서 완전히 변하게 될 지점을 전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될 지 한 치 앞도 모른 채 국민의 희생보다는 합리적이고 정무적인 판단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칩니다. 또한 하나뿐인 딸을 유학 보내기로 한 아버지로서의 일상적인 모습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위험을 미묘하게 암시됩니다. 딸과 함께 위험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차정원이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지가 궁금해집니다. 이어서 차정원은 딸을 공항에 데려다주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는데, 가는 다리 위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하고, 주인공 역시 그 다리 위에 갇히게 됩니다. 처음엔 일반적인 사고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니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는 사건이라는 것을 깨달은 주인공은 점차 생존 모드에 돌입하게 되면서 2막으로 이어집니다.
장애물
2막에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주인공 차정원은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하려 고군분투하지만 자신의 뜻과는 달리 군에서는 통신까지 끊어버리며 수상한 움직임을 벌입니다. 2막은 핵심 긴장감이 느껴지는 부분으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몸통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2막에서 중요한 액션의 순간과 캐릭터 중심적인 장면이 드러나며 궁극적으로는 주제가 구현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스릴러와 휴머니즘을 분산시켜 속도의 균형을 훌륭하게 잡았습니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의 목표는 자신의 생존과 딸의 생존입니다. 하지만 시나리오 작가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차정원이 점차 변화해가면서 다른 사람까지도 탈출시키리라는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2막에서 관객을 매료시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주인공 앞에 계속해서 더 큰 장애물을 놓아두는 것입니다. 30분 지점에서 단순히 다리 위의 추돌 사고가 문제가 아닌, 사냥견의 위협이 닥치면서 주인공이 탈출구를 찾았다고 믿었을 때 반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40분 지점에서 차정원은 현백과 연락을 하게 되고, 구조될 수 있다고 안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차정원은 여전히 정무적인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2-1막이 끝나고 2-2막이 시작됩니다. 대부분의 장편 영화가 그렇듯이 이 영화에서도 두 가지 라인으로 플롯이 전개됩니다. 첫 번째 플롯은 주인공의 신체적 탈출이고, 두 번째 플롯은 다른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그의 내면 변화가 그것입니다. 2막의 첫번째 막이 끝날 때까지는 차정원의 내면 변화가 크지 않고, 다만 이 모든 일이 청와대와 관계있다는 것 즉 자신과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2막의 2번째 막에서 특공대원들의 구출 작전 마저 실패로 돌아가고, 사일런스 프로젝트를 생존자들이 전부 알고 있다는 사실을 현백에게 말하면서 곧장 3막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여기서는 차정원의 인식변화가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클라이맥스
클라이맥스가 드러나는 3막은 영화의 서사 구조가 진정으로 빛을 발하는 곳입니다. 클라이맥스는 영화의 모든 주제와 캐릭터를 하나로 묶어냅니다. 이 경우 주인공은 적대자와 자신의 내면의 악마 모두와 맞서게 됩니다. 이 이중적인 갈등은 신체적 행동에 감정적인 무게를 실어주게 됩니다. 차정원은 죽음까지도 불사하며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을 보게 되고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끝내 자신까지도 자신의 딸과 다른 이들을 살리기 위해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는 선택을 하는 캐릭터로 변모하게 됩니다. 마지막 시퀀스에서 차정원은 그동안 지켜왔던 합리적이고 정무적인 판단을 버리고 사람을 살리는 결정적인 선택을 합니다. 자신의 직업이나 커리어가 망가질 수 있음에도 언론 앞에서 사일런스 프로젝트의 진실을 밝히기로 합니다. 시나리오 작가들은 종종 이 순간을 '진실의 순간'이라고 부릅니다. 관람객들의 평이 비교적 낮은 이유는 아마도 차정원이 변화하게 되는 지점들이 매우 단순해서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차정원이 탈출의 과정을 겪지 못했다면 여전히 사람보다 정치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바꿀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확실한 변화와 단순한 서사구조로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쉬운 영화이기에 긴장감 있는 스릴러 영화를 찾는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나리오를 쓰는 관점에서 이 영화는 잘 구조화된 3막 형식을 따르고 있고 막대한 비용으로 제작된 영화이니만큼 화려한 CG와 긴장감으로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처럼 이중 플롯 구조, 중간 지점 반전, 클라이맥스 같은 진실의 순간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에게 단순한 구조로 스릴러를 분석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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